전시회 출품용 난 관리

2006. 11. 30. 20:52난초 기르기·화보/배양자료

1. 꽃대 손질
  (1) 꽃대 올리기
      전시회에 출품할 난은 꽃대를 적당한 높이로 신장시켜야 한다. 그러나 난이 전
      시회에 맞춰 꽃대도 올리고 피어준다면 아무 문제도 없겠으나 불행히도 그렇지
      가 못 하다. 그래서 강제로 꽃대를 신장시켜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. 흔히
      목욕탕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놓고 그 위에 철제 난대를 걸쳐 놓은 뒤 난을
      그 난대에 올려 놓는 방법을 쓰나 이는 난에게 상당한 무리가 가 잘못하면 난
      이 상하거나 그 해 신아가 안 올라오는 수가 있다. 뿐만 아니라 색화의 경우
      색이 날아가거나 꽃대가 힘이 없어 옆으로 축축 처지기도 한다. 따라서 이는
      최후의 방법으로 사용하되 권장할 만한 것은 못 된다.

      꽃대를 올리는 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난의 생리적 메카니즘을 이용하는 것이
      다. 봄이 되어 낮온도가 영상으로 불쑥 올라가 밤낮의 일교차가 겨울보다 월등
      히 커지면 난은 자생지에서 봄이 온 줄 알고 꽃대를 쑥쑥 뽑아올려 꽃을 피운
      다. 즉, 난의 꽃대를 움직이는 것은 밤낮의 커진 일교차라는 점을 고려하여 전
      시회 한 달 내지 20일 전부터 밤낮의 일교차를 조금씩 높여준다. 그러기 위해
      밤엔 가능한 한 차게, 얼지 않을 정도로, 난실에서 제일 시원한 곳, 난대 하단
      에 두어 관리하고 낮엔 창문을 닫아 낮온도를 높여주고 차츰 상단으로 옮겨 온
      도 상승을 난이 피부로 느끼게 해주면 목욕탕에 집어넣는 것만큼 단기간에 꽃
      대가 성장하진 않으나 약 2주 이상에 걸쳐 서서히, 그러나 눈에 띄게 성장하여
      전시회에 맞춰 꽃을 피운다. 단, 겨울잠을 충분히 잔 난의 경우에 해당한다.

      겨울잠을 충분히 자지 못 했거나 겨울에 너무 건조하게 자란 난은 갑자기 온도
      가 상승하면 꽃대가 채 자라기도 전에 화장토에 붙은 채 피어버린다. 물론 겨
      울잠을 충분히 재웠어도 뿌리가 상했거나 세력이 약할 때도 그런 현상이 생긴
      다. 이 경우 어쩔 수 없이 꽃을 피우되 피운 뒤 꽃대를 신장시킨다. 꽃은 바닥
      에 붙어 피더라도 피고 난 후 최대 10~12cm까지는 자란다. 최대한 꽃대를 신장
      시키기 위해선 밤낮의 일교차를 최대한 이용한다. 밤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지
      않는 날이면 밤에 창문을 열어 두고 낮엔 닫아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. 

      또 전시회보다 3주 이상 일찍 핀 난은 밤낮을 막론하고 가장 시원하고 그늘진
      곳에 두고 관리하면 전시회까지 꽃을 보존할 수 있다.

  (2) 바람직한 꽃대 높이
      꽃대는 너무 짧아 잎에 파묻혀도 관상가치가 떨어지지만 너무 높이 자라도 잎
      과의 균형이 깨져 보기 싫다. 가장 바람직한 높이는 춘란 일경일화의 경우 잎
      이 위로 솟구치다 옆으로 드러눕기 시작하는 부위보다 약 7cm 정도 높이에서
      피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. 혜란이나 한란같은 일경다화라면 제일 아래 꽃송이
      가 잎이 휘어지는 곳에서 약 10cm 정도 높이에서 피기 시작해 꽃과 꽃의 간격
      이 꽃송이 3개 정도의 간격으로 일정하게 피어올라가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.

      두 대 이상의 꽃대일 경우 모든 꽃대 높이가 일정해야 한다. 늦게 붙은 꽃대는
      자라는 속도나 피는 시기도 늦어 강제로 피우더라도 키가 차이가 나거나 꽃의
      크기, 색깔 등이 차이가 나기도 한다. 이 경우 꼭 필요한 목적을 위해서가 아
      니면 늦게 나와 작고, 발색이 안 된 꽃대는 제거해 주는 게 관상적 가치나 난
      재배 측면에서나 다 유리하다.

  (3) 꽃 송이의 방향잡기
      가능하면 꽃이 화분 안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 것보단 바깥쪽으로 향해 잎
      에 가려지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좋고 두 대 이상의 꽃대를 올렸을 경우 꽃이
      전부 다 한 방향을 향하고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. 이 때 전면이 어디냐 하는
      판단은 잎의 모양새를 보고 결정한다. 거칠어지거나 노대가 난 뒷촉이 전면이
      되도록 꽃 송이의 방향을 잡아주는 것보다는 가지런한 새 촉이 전면이 되도록
      잡아주는 것이 좋다.

      꽃대 방향을 잡아줄 땐 아주 조심하지 않으면 꽃대가 부러져 모든 게 다 허사
      가 되고 만다. 우선 약간만 틀어줘도 될 경우라면 양란 꽃대 고정용 철사를 꽃
      대 바로 곁에 꽂고 식빵 봉지 주둥이를 묶을 때 쓰는 것과 같은 철사 심이 들
      어 있는 고정용 고무 띠로 꽃대 하단, 중단, 꽃대의 목 부분을 조심럽게 철사
      에 묶은 뒤 꽃대에 물을 뿌려 꽃대가 부드러워질 때까지 한 5분 기다렸다가 아
      주 조심스럽게 조금씩 방향을 틀어주어 고정시킨 뒤 전시회 출품 직전까지 놔
      둔다. 정반대 방향을 향한 꽃대라면 분재용 아연 철사를 용수철처럼 꽃대에 아
      주 조심스럽게 감은 뒤, 꽃대에 물을 뿌려 부드럽게 만든 후, 손으로 꽃대 전
      체를 날마다 조금씩 4~5일에 걸쳐 방향을 틀어주고 전시회 출품 직전까지 그대
      로 둔다. 그리고 전시회에 출품할 땐 고정용 철사나 방향잡이용 철사 등은 다
      제거한 뒤 출품한다.

2. 잎 손질
  (1) 끝이 탄 잎의 가위질
      노대가 난 잎은 가위로 자르고 끝이 탄 잎은 난 잎처럼 끝 모양을 유선형으로
      뾰족하게 어려준다. 엽예품의 경우는 잎이 상했을 경우 어떤 형태로든 전시회
      에선 보상받을 길이 없으나 화예품은 관람객들의 시선이 주로 꽃에 가 있기 때
      문에 그다지 눈에 크게 띠지 않는다.

  (2) 퇴촉 처리
      재배 도중 노대가 나 무너진 뒷촉의 벌브는 제거하고 성한 촉만 깨끗한 화분에
      깨끗한 난석으로 다시 심어 출품하는 게 원칙이나 세력이 약한 난의 경우, 이
      는 난에게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그대로 붙여두되 약간 손질을 해야 한다. 우
      선 퇴촉이 많아 난이 전체적으로 화분 한가운데가 아닌 한 쪽으로 치우쳤을 경
      우 분을 쏟아 퇴촉들이 화분 가장자리로 가고 잎이 있는 성한 촉들이 화분 한
      가운데에 자리잡도록 다시 심어준다. 이 때 퇴촉 위에 붙어 있는 잎이 떨어진
      지저분한 부분은 가위로 깔끔하게 정리한 뒤 좀 깊게 심어 화장토로 백벌브를
      전부 덮어 눈에 띄지 않게 해준다.

3. 화장토 손질
  (1) 이끼가 낀 화장토
      당연히 쏟아내고 깨끗한 화장토로 갈아준다. 엽예품일 경우 까만 색 부사사나
      작은 활성탄 알갱이를 화장토 대신 사용하면 난 잎의 무늬가 더욱 돋보인다.

  (2) 수태, 고체비료
      꽃대 관리 및 차광을 위해 덮어 두었던 수태와 재배시 필요 때문에 올려두었던
      고체비료들은 다 제거하고 그 흔적이 안 보이도록 깨끗한 화장토로 갈아준다.

  (3) 풍란, 석곡
      수태에만 심은 난들은 다시 깨끗한 수태로 분갈이를 한 뒤 출품한다.

  (4) 새우란 등 야생란
      비교적 화려한 화분을 선택하여 뿌리를 수태로 감싸서 심은 뒤 수태가 보이지
      않게 입자가 고른 중간 크기의 마사 등으로 깔끔하게 덮어주면 된다.

4. 화분
  (1) 전시용 예술분
      전시회에선 이런 화분이 가장 잘 어울린다. 예술분에 처음부터 심어서 재배한
      난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대체로 예술분은 재배용이 아니기 때문에 재배 분에
      서 난을 쏟아 수태로 뿌리를 엉성하게 감싼 뒤 분에 좀 깊이 넣고 수태가 안
      보이도록 깨끗한 화장토로 덮어준다. 전시회가 끝난 뒤엔 그대로 뽑아 수태만
      털어낸 뒤 재배용 분에 다시 난석으로 심으면 된다.

  (2) 플라스틱 분에 재배했을 경우
      플라스틱 분은 전시회엔 너무 안 어울리기 때문에 위와 같은 방법으로 예술분
      이나 낙소분에 심어 출품하거나 아니면 플라스틱 분이 쏙 들어갈 만한 5.5호분
      이상의 화분에 플라스틱 분째 집어 넣은 후, 보이지 않게 위를 깨끗한 화장토
      로 덮어주면 된다.

  (3) 낙소분에 재배한 경우
      일본인들은 반드시 예술분에 심어야 접수를 받지만 우리나라에선 깨끗한 낙소
      분이면 그냥 출품한다. 위에서 언급한 조건들에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그대로
      출품해도 좋고 예술분에 옮겨 심은 뒤 출품해도 좋다.

5. 전시회 후의 처리
      가능한 한, 전시회 직후 꽃대를 바로 잘라준 후, 난실에서 시원하고 그늘진 곳
      에 한 일주일 두고 활력제를 한 두 번, 정상농도보다 2~3배 묽게 엽면시비해
      주면 정양을 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. 그 후 원래 위치에 두고 정상관리한
      다.
 

출처;난마을 김덕수님이올리신글